거짓말에 속아서 한의난임치료 조례를 제정한 도봉구의회

한방난임치료가 효과가 없고 위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계속되고 작년에는 엉터리 연구와 처참한 성적이 논란이 됐음에도 여러 지역에서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은 계속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별로 조례도 제정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세종시에서는 한의난임치료 조례안이 통과될 뻔 했으나 세종시장이 제동을 걸었고 재의에서 부결되었다.
서울 도봉구 의회는 지난달 한의난임치료 조례를 통과시켰다. 그런데 도봉구 의회에서 이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국민의힘 조미애 의원의 인터뷰를 보니 기초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한의사들의 거짓말에 속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의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조의원은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연구결과에도 한의난임치료의 임신성공률은 14.44%로 양방의 인공수정 임신성공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작년 한의사들의 엉터리 연구에서 7개월간의 임신성공률이 14.44%를 나타냈고, 이를 인공수정 성공률과 비슷하다고 왜곡해 홍보했다. 이 주장은 여과없이 여러 매체에 그대로 보도됐다.
[그런데 인공수정 임신성공률은 1달 기준이고 한방치료는 7개월이기 때문에 한방치료의 성적은 인공수정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여기에 대해서 과학중심의학연구원과 여러 전문가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국회에서 토론회도 열렸다. 토론회에서도 한방 측 대표들은 의사들의 여러 가지 비판에 대체로 수긍했으며 한방치료가 인공수정 등의 의과 치료와 효과가 대등하다는 주장은 하지 않았다.
이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려다가 논문 심사를 의뢰받은 영국의 전문가가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터무니 없고, 비과학적이며, 임상연구도 아니다”라며 트위터에 비판해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방 치료가 인공수정 성공률 이상이라는 한의사들의 거짓말이 근거가 되어 효과가 없고 해로울 수 있는 한방난임치료에 대한 조례가 통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봉구의회에서는 조미애 국민의힘 의원 외 12명이 조례를 발의했다. 이 중에서 전문가들의 지적을 확인한 사람이 아무도 없던 것일까? 아니면 전문가들의 지적을 보고도 무엇이 옳은지 판단할 고등학생 수준의 상식도 없던 것일까?
강석하 kang@i-sb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