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방사능 검사 결과 일본산은 안전, 어디가 위험한가?

3일 네이버 메인에는 “서울서 유통 버섯·블루베리·견과·고사리서 방사능 검출”이라는 제목의 뉴시스 기사가 게재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서울시내에 유통되는 식품을 조사한 결과 509건 중 14건서 방사성물질 세슘(137Cs)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논문을 인용한 기사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8834969
메인 사진과 첫번째 문장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언급하고 있다. 기사의 마지막 문장에서도 일본의 원전사고를 언급했다. 기사에 딸린 댓글에서도 기사를 읽고 일본산 식품을 불안해하는 여론이 많았다.
그러나 논문을 확인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일본산 식품은 국산 식품 다음으로 많은 47건을 검사했는데 단 하나도 세슘이 검출되지 않아 가장 안전했다.
(논문링크 https://opengov.seoul.go.kr/research/16183291 )
기사에서는 핵실험과 원전사고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도 사실과 다르다. 논문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된 품목은 대부분 원산지가 수입산이며 원전사고 또는 핵실험 주변 국가에서 수입한 식품으로 나타났으며”라는 문장이 있고, 뉴시스 기사에서도 이 내용을 인용했다. 그러나 논문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원전사고와 어떤 국가를 의미하는지 제시하고 있지 않았다.
결과 데이터는 저자들의 주장과 반대였다. 유명한 원전사고들과 수입산 식품의 세슘 오염은 관련이 없다. 일본산 식품은 전혀 문제가 없었고, 특정 국가의 영토가 아닌 먼 바다에서 난 수산물들 11건도 모두 세슘이 검출되지 않았다. 키시팀 원전사고로 유명한 러시아산 식품도 23건 중 단 하나도 세슘이 검출되지 않았다.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있었던 우크라이나산 식품은 검사 대상에 없었다. 스리마일섬 원전사고가 있었던 미국산 식품은 37건 모두 세슘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 식품이 위험할까?
조사된 43곳 원산지의 식품 중 세슘이 검출된 원산지들은 한국(1/171), 북한(2/2), 중국(3/44), 독일(1/14), 이탈리아(1/13), 인도(3/3), 덴마크(1/3), 터키(1/2) 8개 국가와 미국산과 인도산 견과류가 혼합된 제품 한 건에서 세슘이 검출됐다.
샘플 수가 적기는 하지만 북한(고사리와 상황버섯)과 인도(세 건 모두 견과류)는 100% 세슘이 검출됐다.
그런데 논문을 자세히 보면 국내 기준인 100 Bq/kg를 초과한 경우는 906.1 Bq/kg이 검출된 중국산 능이버섯 단 한 건이었다. 그 다음으로 높은 식품은 독일산 블루베리잼이 20.0 Bq/kg로 기준치의 1/5이었으며 나머지는 10 Bq/kg 미만이었다.
즉, 509건을 검사해서 중국산 능이버섯 단 한 건만 세슘이 기준치를 초과했는데 기사에는 일본 원전사고가 어쩌고 하며 호들갑을 떤 것이다. 3일 밤에 나온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문제가 된 중국산 능이버섯은 정식 수입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제우편으로 밀반입된 사례라고 식약처가 밝혔다고 한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366&aid=0000416704
논문에서 직접 조사한 대상은 서울시 유통 식품인데 논문에서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식약처가 검사한 전국 식품 검사 결과도 언급하고 있다. 세슘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는 아래와 같이 모두 7건이었다고 한다.
“부적한 품목과 세슘 농도를 살펴보면 2015년은 건능이버섯 1건이 981Bq/kg, 2016년도 건능이버섯 1건이 326 Bq/kg이었으며 2017년에는 차가버섯가공품 124 Bq/kg, 블루베리잼 138 Bq/kg, 블루베리퓨레 3건 123~203 Bq/kg으로 5건이었다. 이들 부적합제품은 모두 수입산으로 북한산(건능이버섯), 중국산(건능이버섯), 러시아산(차가버섯가공품) 각 1건 및 프랑스산 4건(블루베리제품)이었다. “
전체 조사 건 수가 얼마나 되는지 나와있지는 않지만 3년간 전국에서 7건이라면 관리가 꽤 잘 되고 있고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위험은 한약이다.)
강석하 kang@i-sb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