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센터에서 한방치료를 병행한다는 주장의 진실
강석하|2017.12.13
12월 12일 경향신문에 한의사인 강동철 임상통합의학암학회 부회장이 기고한 “미국 3대 암센터, 모두 한방치료 병행’이라는 칼럼이 실렸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2122159025&code=900303
그는 한약을 이용해 암치료로 인한 부작용과 항암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MD앤더슨 암센터,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 존스홉킨스의대 병원에서 한방치료를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암센터에서도 표준 암치료와 더불어 한방침구치료와 한약을 포함한 보완대체요법을 적극 적용하도록 권고한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현대의학의 3대 표준 치료와 더불어 한의학과 같은 근거 있는 다양한 의료체계를 접목한 통합의학적 암치료 개념이고 세계적인 추세이다.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추어 현대의학의 표준 치료와 더불어 통합치료를 적극 병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칼럼만 읽으면 미국에서 한의학이 암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위에 언급된 세 곳의 의료기관에서는 한방 치료 중 침 치료 한 가지만 제공한다. 침 치료를 제공하는 통합의학 부서에서는 마사지사, 명상지도사, 운동지도사, 심리치유사, 요가 강사 등 다양한 치료사들이 있고 침술사가 두 명 정도 속해 있다. 미국의 대형 의료기관에 침 놓는 사람 두 명 있다고 한방과의 통합의료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할 수 있을까?
특히 한약에 대해서는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 위의 의료기관들은 한약 치료를 하고 있지 않다.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 홈페이지의 설명을 보면 한약 등 약초는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실험실 연구에서 항암효과를 보인 약초들도 인체에서는 같은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항암제에 간섭을 일으키는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어 피하라고 설명하고 있다. 침술에 대해서도 침이 암환자의 불편한 증상을 덜어준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암을 치료하거나 종양을 축소시킨다는 근거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https://www.mskcc.org/cancer-care/diagnosis-treatment/symptom-management/integrative-medicine/herbs/herbs-botanicals-other-products-faqs
미국 국립암센터도 마찬가지다 보완대체의학에서 약초(한약)에 대한 설명은 자연은 안전을 의미하지 않으며, 약초들은 항암제의 작용을 방해할 수도 있고, 간독성 등 그 자체로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https://www.cancer.gov/about-cancer/treatment/cam
우리나라에서는 한의사들이 암환자들에게 항암 효능을 주장하며 고가의 한약을 팔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 만든 천연 약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며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받은 미국인 의사는 징역 14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미국을 예로 들며 통합의료를 주장하려면 마사지사들도 한의사와 같은 비중으로 활용해야 하며,한의사들에게는 한약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고 침만 놓도록 해야 한다. 침이나 가짜침이나 효과가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들도 많기 때문에 한의사의 존재는 별 의미가 없을수도 있다.
경향신문도 문제다. 거짓 정보로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을 막는 역할을 언론이 해주어야 하는데, 5분이면 확인이 가능한 거짓말을 그대로 유포시켰다.
암환자에게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은 목숨을 잃게 만들 수도 있고, 평생 모은 재산을 탕진하게 만들 수도 있다. 정부도 언론도 올바른 선택을 할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강석하 kang@i-sb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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